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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3일 처서(處暑), 여름의 끝자락에서 가을을 맞이하다

by rafaella 2025. 8. 20.

해마다 8월 23일경 찾아오는 처서(處暑)는 24절기 중 14번째 절기로, 그 이름처럼 '더위가 그치는' 시기를 의미합니다. 뜨거웠던 여름의 기세가 한풀 꺾이고, 선선한 가을의 기운이 땅 위로 내려앉기 시작하는 이 절기는 자연의 순환 속에서 또 다른 시작을 알리는 중요한 전환점입니다.

여름의 끝자락 가을의 시작

여름 더위의 종착역

처서의 한자어 '處暑'는 '머무를 처(處)'와 '더울 서(暑)'가 합쳐진 말로, 문자 그대로 풀이하면 '더위가 머무는 곳' 또는 '더위가 그치는 곳'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 우리를 지치게 했던 폭염과 열대야가 서서히 물러가고, 아침저녁으로 느껴지는 서늘한 바람은 이제 가을이 멀지 않았음을 알려줍니다. 한낮의 햇볕은 여전히 따갑지만, 그 속에는 더 이상 기세를 부리지 못하는 여름의 잔향이 묻어 있습니다. 이 시기에는 풀잎에 이슬이 맺히기 시작하고, 매미 소리도 여름 내내 울어대던 맹렬함 대신 점차 힘을 잃어가는 듯 들립니다. 때때로 '처서 매미'라는 말처럼, 마지막 기운을 쥐어짜듯 울어대는 매미 소리는 사라져가는 여름의 아쉬움을 더욱 깊게 만듭니다.

농경 사회의 지혜와 풍요의 시작

농경 사회였던 우리 조상들에게 처서는 매우 중요한 절기였습니다. "처서가 지나면 모기도 입이 비뚤어진다"는 속담처럼, 이 시기부터는 모기의 극성도 꺾여 농부들이 한숨 돌릴 수 있었음을 보여줍니다. 또한, 논과 밭에서는 벼가 익어가고, 각종 곡식과 과일들이 영글기 시작하여 풍요로운 수확을 준비하는 때이기도 합니다. 농부들은 이 시기에 논두렁을 손질하고, 곡식을 말리며 가을걷이를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했습니다. 처서는 단순히 더위가 물러가는 것을 넘어, 한 해 농사의 결실을 맺기 위한 노력이 정점에 달하는 시기였던 것입니다.

가을로 향하는 마음의 준비

처서는 자연의 변화뿐만 아니라 우리 마음에도 잔잔한 파동을 일으킵니다. 맹렬했던 여름의 열기가 가라앉으면서, 우리는 비로소 차분하게 주변을 돌아보고 내면의 평화를 찾을 여유를 갖게 됩니다. 맑고 높은 하늘이 펼쳐지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은 사색과 독서, 그리고 새로운 시작을 하기에 좋은 계절입니다. 처서는 그러한 가을을 맞이하기 위한 일종의 '준비 기간'과 같습니다. 지나온 여름의 추억을 정리하고, 다가올 가을의 풍요로움을 기대하며 마음의 자세를 가다듬는 시간.

마무리하며

처서는 뜨거운 계절과 시원한 계절의 경계에 서서, 자연의 섭리와 생명의 순환을 온몸으로 느끼게 하는 절기입니다. 무더위를 견뎌낸 우리에게 자연이 선사하는 작은 휴식과 함께, 곧 다가올 아름답고 풍요로운 가을을 기대하게 하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여름의 끝자락에서 우리는 처서의 서늘한 기운 속에서 가을의 문을 활짝 열 준비를 합니다.

 

👉여름의 끝, 처서가 우리에게 전하는 진짜 메시지는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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