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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마라톤 달리기의 기원, 마라톤 전투 이야기

by rafaella 2025. 9. 11.

거대한 페르시아 제국의 대군과 작은 도시국가 아테네의 병사들이 맞붙은 전투, 그 결과가 서양 문명의 운명을 바꾸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기원전 490년, 아테네는 세계 최강의 제국 앞에 섰습니다. 수적으로 압도적인 열세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마라톤 평원에서 거둔 승리는 단순한 군사적 성과를 넘어 인류사의 새로운 길을 열었습니다. 오늘날 마라톤 달리기라는 이름으로까지 이어지는 이 전투의 이야기는,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키려 했던 고대 그리스인들의 불굴의 정신을 생생히 전해줍니다.

마라톤 평원을 달리는 페이디피데스
승전의 소식을 전하기 위해서 마라톤 평원을 달리는 페이디피데스

페르시아의 위협: 왜 그들은 그리스로 향했나?

당시 세계는 페르시아 제국의 황금기였습니다. 다리우스 1세의 통치 아래, 페르시아는 동쪽으로는 인도, 서쪽으로는 이집트에 이르는 거대한 제국을 건설했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야심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소아시아 지역의 그리스 식민 도시들이 반란을 일으키자, 페르시아는 이들을 진압하고 반란을 지원했던 그리스 본토 도시국가들을 응징하려 했습니다. 특히 민주주의를 꽃피우며 페르시아의 속박을 거부했던 아테네는 다리우스 1세의 주요 표적이 되었습니다. 그는 아테네를 본보기로 삼아 그리스 전체를 정복함으로써 제국의 권위를 공고히 하고자 했습니다.

전략적 지혜의 승리: 마라톤 평원의 기적

기원전 490년 9월, 페르시아군은 약 2만 5천 명의 대군을 이끌고 아테네에서 북동쪽으로 40km 떨어진 마라톤 평원에 상륙했습니다. 이에 맞서는 아테네군은 겨우 1만 명에 불과했고, 동맹국 스파르타의 지원군마저 종교적 축제 때문에 늦어지고 있었습니다. 모든 이들이 아테네의 패배를 예상했지만, 아테네의 장군 밀티아데스는 냉철한 판단력으로 승리를 설계했습니다.

그는 평원의 지형을 활용하여 페르시아군이 기병을 효과적으로 사용하지 못하게 했습니다. 또한, 병력을 중앙은 얇고 양 측면은 두껍게 배치하는 양익 포위 전략을 펼쳤습니다. 페르시아군은 이 약해 보이는 중앙을 향해 돌진했습니다. 바로 그때, 강력한 측면 병력이 페르시아군을 양쪽에서 포위하며 압박했고, 전열이 무너진 페르시아군은 혼란에 빠졌습니다. 이 치밀한 전략 덕분에 아테네군은 압도적인 수적 열세를 극복하고 역사적인 승리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민주주의를 지켜낸 단 하나의 전투

마라톤 전투의 승리는 단순한 군사적 사건을 넘어섭니다. 만약 페르시아가 승리했다면 아테네는 제국의 속주로 전락했을 것이고, 시민들의 직접 참여로 운영되던 민주주의는 뿌리내리기도 전에 사라졌을 것입니다. 하지만 아테네의 승리로 민주주의는 더욱 발전할 수 있었고, 이는 훗날 고대 그리스 철학, 과학, 예술의 황금기를 가능하게 한 토대가 되었습니다. 결국, 마라톤 전투는 고대 그리스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켜냈을 뿐만 아니라, 훗날 서양 정치사와 인류 문명 발전의 결정적 기여를 한 분수령이 되었습니다.

마라톤의 상징물

전설과 역사: 마라톤 달리기의 진짜 유래

전투의 극적인 승리만큼 유명한 이야기가 바로 마라톤 달리기의 유래입니다. 전투 직후, 승전 소식을 알리기 위해 아테네까지 약 42km를 쉼 없이 달려 “우리가 이겼다!”(Νενικήκαμεν, Nenikēkamen)라는 말을 남기고 숨을 거두었다는 병사 페이디피데스의 전설은 오늘날 마라톤 경기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전설에는 흥미로운 역사적 사실이 숨겨져 있습니다. 고대 역사가 헤로도토스의 기록에 따르면, 페이디피데스는 전투 후에 달린 것이 아니라, 전투 직전 스파르타에 지원군을 요청하러 마라톤에서 스파르타까지 약 240km를 달렸다고 합니다. 오늘날 우리가 아는 '마라톤 달리기' 이야기는 이후 다른 작가들이 극적 효과를 위해 만들어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전설은 근대 올림픽에서 부활하여, 인류의 한계를 시험하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정신을 상징하는 스포츠로 자리 잡았습니다.


마치며

마라톤 전투는 단 하루의 전투가 인류의 미래를 바꾸기도 한다는 사실을 생생히 보여줍니다. 자유를 지키기 위한 아테네 시민들의 용기와 탁월한 전략적 지혜가 모여 거대한 제국을 무너뜨린 이 사건은, 오늘날 우리에게도 '포기하지 않는 도전'과 '자유의 가치'를 다시 한번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단순한 달리기를 넘어 인내와 승리의 상징이 된 마라톤처럼, 우리 또한 삶의 크고 작은 전투에서 불굴의 정신을 발휘하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